종부세·양도세 완화한 정부…여당 기조에 발 맞추기 나섰나?
뉴시스 | 2022.01.07 05:00
기사내용 요약
기재부, 세법 후속 시행령 개정안
1주택 양도세 면제 9→12억 완화
"여당 세 완화 기조에 부응" 시각
정부는 "납세자 불만 수용한 것뿐"
민간 전문가 "기존 세제 불합리해"
[서울=뉴시스] 국회 사진 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2년 증권·파생 상품 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2022.01.03.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정부가 세법 시행령을 고쳐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완화에 나섰다. "부동산으로 돈 못 벌게 하겠다"며 정부 출범 이래 줄곧 지켜오던 강경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대통령 선거를 3개월가량 앞둔 시점이라 여당에 보조를 맞추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6일 내놓은 '2021년 세법 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에는 종부세·양도세를 완화하는 내용이 다수 담겼다. 먼저 종부세의 경우 ▲중과 세율 적용 대상서 상속 주택 제외 ▲어린이집용 주택, 재개발·재건축 조합 멸실 예정 주택 등 합산 배제(비과세) ▲사회적 기업 등에 각종 혜택 부여 등이다.
상속 개시일로부터 수도권·특별자치시(읍·면 제외) 소재 주택은 2년간, 광역시(군 제외) 외 소재 주택은 3년까지 종부세 세율 적용 주택 수에 포함하지 않는다. 예상치 못한 주택 상속으로 인해 과도한 종부세가 부과돼 일부 납세자가 '세금 폭탄' 논란을 제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어린이집용 주택, 재개발·재건축 사업 시행자 등의 멸실 예정 주택, 시·도 등록 문화재는 종부세 합산 배제 대상에 새롭게 추가했다. 사회적 기업, 사회적 협동조합, 종중(宗中)에는 종부세 기본 공제액 6억원, 0.6~3.0%(다주택자 1.2~6.0%) 누진세율, 세 부담 상한 150·300% 등의 혜택을 준다.
양도세의 경우 1주택자 혹은 1조합원 입주권 보유자의 경우 실거래 가액 12억원까지 면제한다. 최근 몇 년 새 집값이 급등하면서 기존 기준(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이 많아졌는데, 납세자의 세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더불어민주당이 2021년 하반기 당정 협의를 거쳐 추진한 사항이다.
'상생 임대 주택'의 경우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특례 적용을 위한 거주 기간(2년)을 산정할 때 1년을 더 산 것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가구원 전원이 5년 이상 거주한 '공공 매입 임대 주택'에도 분양 전환 후 1가구 1주택 비과세 보유·거주 요건을 따지지 않기로 했다.
정부가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상향한 것은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과도하게 비싸다고 규정하고 정책 현미경을 들이대 많은 세금을 물려왔던 고가 주택 기준을 늦춘 셈이기 때문이다. 최대 3년까지만 적용받을 수 있지만, 상속 주택을 종부세 중과 세율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 것 또한 마찬가지다.
정부가 이렇게 기세를 꺾고 한 발 물러선 것이 대선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팽배한 이유다. 실제로 지난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세법 시행령 배경 설명 브리핑 질의 응답 때도 가장 먼저 나온 취재진의 질문이 "정부가 여당의 부동산 세제 완화 추진 기조에 발맞춰 이런 개정안을 제시한 것 아니냐"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또한 불과 2주일가량 전인 지난해 12월22일 제35차 부동산시장점검관계장관회의 모두 발언에서 "일각에서 제기한 양도세 중과 유예, 보유세 부담 완화 등은 시장 안정, 정책 일관, 형평 문제 등을 감안해 세제를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정부는 기존 납세자들의 불만을 오랜 기간 검토해 반영할 만한 부분을 손봤을 뿐 여당 및 대선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태주 기재부 세제실장은 당시 질문에 "언론과 관계 부처 등이 제기한 문제를 그동안 검토했다"면서 "이런 내용을 이번 개정안에 담았다고 이해해 달라. 여당과는 상관이 없다"고 답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김태주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지난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 세법 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2.01.06. ppkjm@newsis.com
정부가 여당의 부동산 세 부담 완화 기조에 발을 맞췄는지와 관계없이 기존 세제는 불합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김우철 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종부세를 일부만 낸다고는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세 부담이 급증한 것은 납세자가 불만을 가질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str8fw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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